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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재미가 생기기 시작할 때 쯤 나는 내 옆을 가까이 지켜주는 친구같은 책을 만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에게 소개받는 남인숙 작가의 '사실____내성적인 사람입니다'라는 책입니다.

제목만 들었을 땐 사실 흥미가 없었어요. 흔하디 흔한 내성적인 사람의 이야기겠거니 하며 예의상 '네~~꼭 읽어보고 싶네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유튜브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는 바로 구매해서 읽어 보게 됐어요.


이 책에도 나와 있지만 우리 사회는 외향인을 좋아하고 외향인이 사회생활에 적합하다는 분위기라서 내향인도 어쩔 수 없이 외향인인척 하며 살아가게 된다고~~저도 내향인이지만 제가 내향인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 딱 이 책을 만난 것이다.

내가 20대에 이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보다 더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목차를 보자면 내향인인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


에필로그를 읽을 때는 나라는 사람의 '사용 설명서'를 누군가가 오랫동안 나를 관찰한 후 적어놓은 보고서 같았다. 느낌은 알겠는데 말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내향인을 이렇게 정확한 문체로 기록할 수 있구나~~

"내성적인 사람은 물리적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바깥세상의 사소한 변수조차 자극이 된다. 잠깐의 외출, 가벼운 상호작용만으로도 피곤해진다 "

'나는 왜 집만 벗어나면 피곤하고 기가 빨리는 것 같지? 정말 피곤해 눕고 싶다. 정말 나는 저질체력인가봐' 하며
속상해하는 내 자신이 싫었다. 데이트할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잠깐 교외로 나가는 것도 지쳐서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왜 아무말도 하지 않고 듣고만 있었을까? 얼핏보면 예민한 사람으로 보였을 수 도 있겠다 싶은 걱정으로 잠을 청하지 못한 때가 생각났다. 그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을 어차피 주의깊게 듣지 않기 때문에 말할 가치를 못 느낀다는 말엔 뒷통수가 띵~했다. 맞아 그거야~~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나는 A형에 내향인이라 조용히 혼자 있는 편이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나도 연예인처럼 말을 잘한다는 것을 느낀적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가 외향인에 O형이라고 오해한 때가 생각난다. 오래가진 않지만 은근 기분이 좋았던 것같다.



내향인이 관계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들

* 단지 오래됐다고 해서 좋은 관계일까?
* 오래 알아 온 친구를 잃는다는 것이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있을까?
*호감이 가고 교감이 있는 사람이라고해서 꼭 친구가 될 필요가 있을까?
* 덜 친근한 사람들과 얉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의미없는 일이기만 할까?

질문들을 나에게도 해봤다. 끙끙 대던 인간관계에 조금 시원함을 느꼈다.

까칠하다든지 예민하다든지라는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상한다. 까칠함을 예민함과 혼동하지 않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다른 차원의 것이라니 안심이 된다.


이 책의 히든 단어가 아닐까?
"사회성 모드"
내향인도 사회화를 거치면서 사회성 버튼을 눌러 외향인들의 전유물 같은 대인관계나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도 말 없이 내 시간을 갖다가 갑자기 회의가 잡힌다든지 손님이 찾아오면 180도 바뀔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중적인가? 가식적인가? 고민도 잠깐 하지만 상대가 편하면 나는 그걸로 만족하는 것같다. 이것이 내가 '사회성 버튼'을 누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사회적버튼은 누르고 나면 그만큼 휴식시간이 필요하다는 공식도 배웠다.




나도 내가 울고 싶을 때 옆에 있어주기보다 혼자 내버려두길 원하는 편이다. 상대방 성향에 맞게 다르게 행동해야함을 배웠다.




생각에 자꾸 사로잡히는 내향인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움직이는 것, 행동하는 것이다.

나도 동감한다. 내가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주부였다면 나는 동굴속에 사는 곰으로 살았을 것이고 편안함은 있을 지언정 성취감이나 기쁨은 없었을 것이다.




내향인들에게 소중한 조언도 놓치지 않는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자아가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집순이에게도 나름의 원칙이 필요하다.

1.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2. 집을 깨끗히 한다.
3. 갈까 말까하는 약속이 생기면 그냥간다.
4. 운동을 한다.




책을 끝까지 읽고나서 다시 책표지를 보니

"나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필요할 때만 사회성 버튼을 누르고 딱 한 걸음"이라는 문구가 참 와 닿는다.

내향인이라고해서 나쁜것만 있고 외향인이라고해서 좋은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편견을 깨준 책

내향인이라고 움추려들지말고 내향인을 바르게 바라 보고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책

추상적이던 나 자신을 표현한 책

내향인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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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알라동물원